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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한 시대, 집중을 되찾는 인간의 용기 : 도둑맞은 집중력 1. 집중력은 도둑맞고 있었다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은 단순한 자기 계발서가 아닙니다. 이 책은 우리가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를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돌리는 기존 담론을 비판하며, 사회 구조와 기술 환경, 교육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집중력’이라는 인간의 능력을 체계적으로 침식시키는 근본 원인을 파헤칩니다. 저자는 직접 3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신경과학자, 심리학자, 교육자 등을 만나고, 자신이 실제로 겪은 문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 책은 결국 질문합니다. 우리는 왜 집중할 수 없게 되었는가?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되찾을 수 있을까? 책의 제목이 암시하듯, ‘집중력’은 단순히 약해진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빼앗긴 것입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알고리즘 기반의 콘텐츠 구조는 우리의.. 2025. 6. 4.
말이 닿지 않는 곳에서 피어나는 언어 — 희랍어 시간 1. 침묵과 상처의 언어한강의 『희랍어 시간』은 침묵과 상처, 언어의 경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에세이입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작가 자신의 내면을 담은 산문으로, 삶의 결, 고통의 흔적, 언어에 대한 끝없는 사유를 담담하고도 시리게 그려냅니다. ‘희랍어’라는 먼 언어는 단순한 학습 대상이 아니라, 말의 기원을 되묻고 존재의 본질을 바라보게 만드는 거울처럼 작용합니다. 『희랍어 시간』은 언어 이전의 감각, 말로는 다다를 수 없는 고통을 탐색하는 책입니다. 작가는 책 곳곳에서 말합니다. “나는 말할 수 없었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 이 고백은 단지 과묵함의 표현이 아니라, 인간이 겪는 고통이 언어로 환원될 수 없음을 시사합니다. 한강은 어머니의 죽음, 가족의 상처, 사회적 폭력과 억압, 그리고 스.. 2025. 6. 3.
증명할 수 없는 진실을 껴안는 법 – 구의 증명 1. 상실 이후, 고통을 증명하는 방식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은 ‘구’라는 이름의 인물과 그를 바라보는 화자의 여정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그 이해의 실패마저 감싸안는 연대를 말하는 작품입니다. 소설은 재난 이후 서울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하며, 상실과 죄책감, 분노, 소외를 겪는 이들이 자신과 타인의 삶을 껴안는 과정을 조용히, 그러나 뼈아프게 그려냅니다. 표면적으로는 친구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지만, 이 소설은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닙니다. 작가는 ‘증명’이라는 단어가 지닌 냉정한 논리 대신, 감정의 결을 따라 독자를 이끈다. 무엇을 증명할 수 있는가? 증명은 가능한가? 우리는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구의 증명』은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인간.. 2025. 6. 2.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기 위해 :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1. 덜 상처받고, 더 단단해지는 삶을 위한 태도『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피로와 관계의 번잡함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지를 따뜻하고 명확한 언어로 풀어낸 책입니다. 일상에서 겪는 감정의 기복, 타인의 시선, 지나친 책임감 등으로 스스로를 소진시키는 이들에게 이 책은 분명 유용한 나침반이 되어 줍니다. 저자는 심리학적 통찰과 실제적인 조언을 바탕으로,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자신을 존중하고 회복하는 삶의 태도를 제안합니다. 2. 건강한 경계, 나를 지키는 거리두기책을 읽는 내내 가장 많이 떠오른 단어는 ‘경계’였습니다. 저자는 관계든 일상이든 스스로를 소모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건강한 거리두기라고 말합니다... 2025. 6. 1.